어깨 이야기 ①
잘 움직이는 어깨가 왜 불안할까요?

안녕하세요. 초음한의원 대표원장 김현동입니다.

“팔은 잘 올라가는데, 힘을 쓰면 어깨가 빠질 것 같아요.”
“어깨가 뻐근해서 계속 늘리는데도 편해지지 않아요.”

어깨가 불편하면 근육이나 관절이 굳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스트레칭을 더 하거나, 강하게 풀어야 한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깨를 살필 때는 움직임의 크기와 함께,
그 움직임을 안정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의학에서 말하는 이완성, laxity는 관절이 수동적인 힘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여유를 뜻합니다.
이완성이 크다는 사실만으로 질환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원래 관절이 유연하면서도 불편 없이 생활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움직일 때 빠질 듯한 불안감이 생기거나,
관절이 미끄러지는 느낌과 통증이 반복된다면 불안정성,
instability을 함께 평가해야 합니다.
팔이 많이 돌아간다는 소견과 실제로 어깨를 쓰기 어렵다는 증상은 구분해서 살펴야 합니다.

어깨는 넓은 범위로 움직이는 관절입니다. 그만큼 안정성을 여러 조직이 나누어 담당합니다.
회전근개와 날개뼈 주변 근육이 움직임을 조절하고, 관절순과 관절낭·인대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이 가운데 관절낭이 두꺼워져 형성된 구조가 관절와상완인대입니다.
위치에 따라 SGHL, MGHL, IGHL로 나누지만, 각각 따로 작동하는 세 개의 끈이라기보다는
팔의 위치에 따라 역할이 달라지는 지지 구조로 이해하면 좋습니다.

SGHL, 상관절와상완인대는 팔을 몸통 가까이에 두거나 낮게 벌린 자세에서 안정성에 관여합니다.

MGHL, 중관절와상완인대는 팔을 어느 정도 벌리고 바깥으로 돌리는 과정에서 앞쪽 안정성을 돕습니다.

IGHL, 하관절와상완인대 복합체는 팔을 높이 벌린 자세에서 중요해집니다. 앞쪽 띠와 뒤쪽 띠,
그 사이의 관절낭이 함께 작용합니다. 특히 팔을 벌린 채 뒤로 젖히는 자세에서는 앞쪽 띠의 역할이 커집니다.

즉, 같은 어깨라도 어느 방향과 자세에서 불편한지에 따라 살펴야 할 구조가 달라집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생각할 부분이 있습니다.

관절이 느슨한데도 주변 근육은 뻣뻣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어깨를 보호하려고 힘을 주거나, 불편한 동작을 피하는 과정에서
근육의 긴장과 움직임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뻐근하다는 느낌만으로 더 강하게 늘려야 한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진료에서는 다친 계기가 있었는지, 실제로 탈구된 적이 있는지,
어떤 자세에서 빠질 듯한 느낌이 드는지부터 듣습니다.
이후 회전근개의 힘과 날개뼈 움직임, 관절의 움직임과 증상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확인합니다.

이런 어깨에 침치료와 추나치료를 적용할 때에도 목표를 구분해야 합니다.

침치료는 함께 나타나는 통증을 조절하는 보조적인 방법으로 고려할 수 있습니다.
만성 어깨 통증에서 침치료의 효과를 살펴본 연구는 있지만,
통증이 줄었다는 변화와 관절의 안정성이 회복됐다는 변화는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추나치료를 계획할 때도 저는 먼저 어느 부위의 움직임이 부족하고,
어느 방향에서 불안정한지를 구분하려 합니다.

이미 움직임의 여유가 큰 관절을 끝범위까지 더 늘리는 접근은 신중해야 합니다.
진찰에 따라 주변 근육과 날개뼈, 등 쪽의 움직임을 함께 살피고 필요한 범위에서 치료를 선택합니다.

그리고 불안정한 어깨에서는 치료실 밖의 과정도 중요합니다.

회전근개와 날개뼈 주변 근육을 단계적으로 사용하고, 팔의 위치를 느끼며 움직임을 조절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특히 뚜렷한 외상 없이 생긴 어깨 불안정성에서는 이러한 운동 재활이 초기 치료의 중심이 됩니다.

저는 어깨가 얼마나 많이 움직이는지와 함께,
그 움직임을 얼마나 편안하게 감당하는지 살피고 싶습니다.

옷을 입고, 물건을 들고, 다시 운동할 때 어깨를 믿고 사용할 수 있는지.
우리가 치료 과정에서 함께 확인할 변화입니다.

게시글 첨부 이미지이미지 크게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