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를 맞으면 좋아지는데, 왜 다시 손목이 아플까요?

특별히 다친 기억은 없는데 손목이 몇 달째 아픈 분들이 있습니다.

힘줄에 염증이 있다고 해서 주사치료를 받고 며칠 또는 몇 주 좋아졌다가 다시 아프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진료실에서는 한 가지 질문을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염증이 생긴 것은 맞는데, 왜 같은 부위에 계속 염증이 생기는 것일까?”

통증이 있는 힘줄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힘줄에 반복적으로 부담을 주고 있는 손목뼈의 움직임과 팔 전체의 사용 패턴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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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은 여러 개의 작은 뼈가 함께 움직이는 관절입니다

손목은 하나의 관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러 개의 수근골이 서로 맞물려 움직이는 복잡한 구조입니다.

그중에서도 주상골(scaphoid)과 월상골(lunate) 사이의 움직임은 손목 안정성에 매우 중요합니다.

손목을 굽히고 펴거나 좌우로 움직일 때 주상골과 월상골도 각각 회전하고 기울어집니다. 이 과정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 손목에 가해지는 힘이 여러 관절과 인대로 적절하게 분산됩니다.

따라서 손목을 볼 때 단순히

“힘줄에 염증이 있는가?”

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이 힘줄에 왜 반복적으로 과부하가 걸리고 있는가?”

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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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골은 실제로 ‘미세하게 불안정한 상태’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단순한 이론만은 아닙니다.

Watson 등은 1993년 주상골의 rotary subluxation, 즉 회전성 아탈구가 하나의 연속적인 스펙트럼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심한 경우처럼 일반 X-ray에서도 어긋남이 보이는 형태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연구에서는

  • 평소 X-ray에서도 보이는 static instability
  • 힘을 가하거나 특정 자세에서만 나타나는 dynamic instability
  • 영상검사에서는 나타나지 않지만 이학적 검사에서 불안정성이 확인되는 predynamic instability

까지 구분했습니다.

즉 손목뼈의 불안정성은 반드시 “뼈가 눈에 띄게 빠져 있는 상태”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최근의 수부외과 연구에서도 scapholunate ligament와 주변 안정화 구조의 기능이 손상되면 주상골과 월상골 사이의 정상적인 동조 움직임이 깨지고, 더 진행되면 주상골의 회전성 아탈구와 비정상적인 수근골 운동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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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위치’보다 움직임과 부하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손목 통증을 단순히

“뼈 하나가 틀어졌기 때문에 아프다.”

라고 설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정확하게는,

수근골 사이의 안정성과 움직임이 달라지면서 손목에 전달되는 힘의 방향과 크기가 변할 수 있다

고 이해하는 편이 좋습니다.

Scapholunate ligament 손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 단계에서는 정적인 X-ray상 수근골 배열이 정상적으로 보이면서도 비정상적인 관절역학이 시작될 수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지속되면 연골과 관절에 비정상적인 부하가 가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상에서는 단순한 ‘정렬’보다는

carpal kinematics, 즉 손목뼈들이 실제 움직일 때 어떻게 움직이는가

를 중요하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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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줄염이 반복되는 이유도 여기에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엄지손가락 쪽 손목이 반복적으로 아픈 환자가 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초음파에서는 힘줄 주변의 염증이나 부종이 관찰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염증이 현재 통증의 직접적인 원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치료 후 좋아졌다가 반복된다면 그 다음에는

“왜 이 힘줄에 계속 부하가 걸리는가?”

를 생각해야 합니다.

손목의 움직임이 매끄럽지 않거나 전완의 회내·회외 움직임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면 특정 힘줄이 손목을 안정시키기 위해 반복적으로 더 많은 일을 하게 될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 연구만으로

‘주상골의 미세한 위치 이상이 특정 힘줄염을 직접 만든다’

고 단정할 정도의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것은 하나의 생체역학적 가설로 보고 실제 이학적 검사와 초음파 소견, 치료 반응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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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이 아픈데 왜 팔꿈치와 어깨까지 보나요?

우리 몸은 각각의 관절이 따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손을 사용할 때에는

견갑골 → 어깨 → 팔꿈치 → 전완 → 손목 → 손가락

이 하나의 연결된 운동사슬, 즉 kinetic chain으로 움직입니다.

최근에는 어깨 통증의 평가와 치료에서도 한 부위만 보는 것보다 운동사슬 전체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전문가 합의가 발표되어 있습니다.

또한 견갑골은 상지에서 힘을 전달하고 안정성을 만들어주는 중요한 연결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견갑골의 움직임이 달라지면 팔꿈치와 상지에서 보상 움직임이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들도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최근에는 손·손목·팔꿈치 질환 환자에게 기존 치료와 함께 견갑골 운동을 추가했을 때의 효과를 분석한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까지 발표되었습니다. 이는 손목과 팔꿈치 질환을 볼 때 proximal kinetic chain을 함께 고려하는 접근이 연구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이것 역시

“라운드숄더가 있기 때문에 손목이 아프다”

라는 단순한 인과관계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상지 전체의 움직임 속에서 손목에 불필요한 과부하가 집중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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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손목 통증을 볼 때는 두 가지를 함께 봅니다

저희는 반복되는 손목 통증을 볼 때 크게 두 방향을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현재 아픈 조직입니다.

초음파와 이학적 검사를 이용해 힘줄, 건초, 인대, 관절 주변에 실제로 어떤 변화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두 번째는 그 조직에 반복해서 부하를 만드는 움직임입니다.

손목의 움직임뿐 아니라

전완의 회내·회외,
팔꿈치의 사용 패턴,
어깨와 견갑골의 위치와 움직임까지

필요에 따라 함께 확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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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적 치료도 ‘아픈 곳만 치료한다’에서 조금 더 넓게 볼 수 있습니다

침치료 역시 통증이 있는 손목에만 시행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선 통증이 집중된 손목과 전완의 긴장된 근육, 건 주변을 치료하여 국소적인 과민성과 근육 긴장을 낮추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침치료가 손과 손목 질환에서 통증 및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될 가능성을 보고한 체계적 문헌고찰도 있지만, 포함된 질환과 연구 방법이 다양하고 연구 규모도 작아 근거를 과도하게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침치료는 단순히 “염증을 없앤다”는 개념보다는

통증이 있는 조직 주변의 과도한 긴장을 낮추고, 편안한 움직임을 회복시키기 위한 치료의 한 부분

으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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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팔꿈치-어깨를 같이 치료하는 이유

예를 들어 손목이 아파 움직임을 피하게 되면 전완 근육이 과하게 긴장할 수 있습니다.

전완 근육의 긴장이 지속되면 팔꿈치 주변에도 부담이 늘어날 수 있고, 반대로 어깨와 견갑골의 움직임이 좋지 않아도 팔과 손목을 사용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환자에 따라서는

손목의 통증 부위
→ 전완 근육
→ 팔꿈치
→ 견갑골과 어깨

까지 단계적으로 치료합니다.

침치료나 부드러운 수기치료를 통해 과긴장된 조직을 이완시키고, 이후 통증이 줄어들면 관절 움직임과 근육 조절을 회복시키는 운동을 함께 시행합니다.

중요한 목표는 특정 뼈를 억지로 ‘제자리로 맞추는 것’이 아닙니다.

손목이 다시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특정 조직에 집중되던 부담을 여러 구조가 나누어 받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치료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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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를 맞고 다시 아프다고 해서 주사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주사치료 등을 통해 염증과 통증을 빠르게 조절하는 것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치료 직후 좋아졌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 계속 같은 곳이 반복해서 아프다면,

“현재의 염증을 가라앉히는 것”과
“왜 이 부위가 계속 과부하를 받는지를 찾는 것”

을 구분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둘 중 하나만 옳은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치료 단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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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중요한 것은 ‘어디가 틀어졌는가’보다 ‘왜 그곳에 계속 힘이 몰리는가’입니다

손목 통증에서는 초음파로 보이는 염증이나 손상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반복되는 통증에서는 그보다 한 단계 더 들어가

어떤 움직임에서 아픈가,
어느 관절에서 움직임이 부족한가,
어떤 근육이 지나치게 긴장하고 있는가,
그리고 왜 특정 조직에 계속 부하가 몰리는가

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손목은 작지만 아주 많은 관절과 인대, 힘줄이 정교하게 움직이는 부위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아픈 손목 하나만 보는 것보다 손목을 포함한 팔 전체의 움직임을 함께 보는 것이 치료 방향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Watson H, Ottoni L, Pitts EC, Handal AG. Rotary subluxation of the scaphoid: a spectrum of instability. J Hand Surg Br. 1993;18(1):6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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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ssel LE, Wolfe SW. Scapholunate Instability: Diagnosis and Management—Classification and Treatment Considerations—Part 2. J Hand Surg Am. 2023;48(12):1252-1262.

Andersson JK. Treatment of scapholunate ligament injury: Current concepts. EFORT Open Rev. 2017;2:382-393.

Lluch-Girbés E, et al. Kinetic chain revisited: consensus expert opinion on terminology, clinical reasoning, examination, and treatment in people with shoulder pain. J Shoulder Elbow Surg. 2023;32:e415-e428.

The Effect of Acupuncture on Hand and Wrist Pain Intensity, Functional Status, and Quality of Life in Adults: A Systematic Review.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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