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에 큰 이상이 없다는데, 왜 계속 아플까요?*
— 검사 결과와 실제 통증을 함께 읽는 진료

“검사에서는 괜찮다고 하는데, 저는 아직 아파요.”
이런식으로 내원해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허리가 지속적으로 아파 MRI까지 촬영했지만,
통증을 설명할 만한 큰 이상은 없다는 말을 듣는데요.
큰 병이 아니라 안심이 되면서도 궁금함이 남습니다.

통증은 그대로 있기 때문입니다.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가 뻐근하고,
일어날 때마다 불편한데 왜 검사에서는 원인이 분명하지 않을까요?

영상에서 뚜렷한 원인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환자가 느끼는 통증까지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검사의 한계일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이럴 때는 검사 결과에 증상이 나타나는 상황과
진찰 소견을 더해 현재 상태를 이해해야 합니다.

MRI는 디스크와 신경, 뼈와 주변 연부조직의 구조를 평가하는 중요한 검사입니다.
다만 통증이 얼마나 심한지, 어떤 동작에서 불편한지, 하루 동안 몸에 어떤 부담이 반복되는지를 한 번의 영상으로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검사는 특정 질문에 답하는 도구이고, 그 답을 의사와 환자가 문답 진료를 통해
환자의 증상과 연결하는 과정이 진료입니다.

반대로 영상에서 변화가 보인다고 반드시 그 부위가 통증의 원인인 것도 아닙니다.
2015년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은 통증이 없는 3,110명의 척추 영상을 분석했습니다.

디스크 퇴행이나 팽윤은 증상이 없는 사람에게도 관찰됐고,
나이가 들수록 흔해졌습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소견을 환자의 임상 상태와 함께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1]

물론 이를 가지고 디스크 소견을 무시해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통증의 위치와 다리 저림의 분포, 근력과 감각 변화가 영상에서 보이는 부위와 맞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통증에는 조직의 상태뿐 아니라 신경계의 통증 처리, 심리적·사회적 상황도 관여합니다.
국제통증학회는 통증을 개인의 경험으로 설명하며, 환자가 호소하는 통증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사람마다 통각을 받아들이는것이 다르며
실제로 느끼는것은 환자 본인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진료에서는 조금 더 구체적인 질문이 필요합니다.
오래 앉아 있을 때 아픈지, 몸을 숙일 때와 펼 때 중 언제 더 불편한지,
걷고 나면 나아지는지 살핍니다. 통증이 시작되기 전 작업량이나 운동량이 달라졌는지,
잠은 잘 자는지, 최근 가장 어려워진 일상 동작은 무엇인지도 묻습니다.

이어서 관절의 움직임과 근력, 감각, 필요한 신경학적 소견을 확인합니다.
특정 부위를 눌렀을 때 아픈 반응을 참고하고 여러 단서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지 살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증상 부위에 따라 초음파가 보탬이 되기도 합니다.
어깨나 손목, 발목의 일부 힘줄과 말초신경은 초음파로 관찰하면서 움직임에 따른 변화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진단과정이 끝나면
치료 계획도 이렇게 모은 정보를 바탕으로 세웁니다.

침치료나 추나치료를 고려할 때에는 적용할 이유와 기대할 목표를 설명하고,
치료 후 통증과 움직임이 어떻게 변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반복되는 생활 부담을 조절하고,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활동을 회복하는 계획도 함께 마련합니다.

앉아서 일하는 시간을 나누어 짧게 움직이고, 불편한 작업의 강도를 조절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상태와 능력에 맞춰 활동을 조절하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치료의 경과는 생활속에서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판단해봅니다.

의자에서 일어나기가 편해졌는지, 걷는 시간이 늘었는지, 업무 뒤 통증이 덜 남는지 살펴봅니다.

호전이 없거나 증상이 달라지면 진단과 치료 계획을 다시 검토하고
필요할 때 추가 검사나 다른 진료과의 평가를 연결해야 합니다.

다만 주의할 부분은
다리 힘이 빠르게 약해지거나 배뇨 이상, 회음부 감각 저하가 생겼다면 즉시 진료가 필요합니다.
급성적으로 신경이 눌리거나 다른 신경학적 이상이 영구적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MRI가 괜찮았더라도 새로 나타난 증상은 다시 살펴야 합니다.

저희 초음한의원은 검사 결과와 함께 환자분의 움직임, 일하는 방식, 회복하고 싶은 일상을 듣겠습니다.

영상에서 확인한 정보와 진찰에서 얻은 단서를 연결해, 지금 필요한 치료와 회복의 방향을 함께 찾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Brinjikji W, Luetmer PH, Comstock B, et al. Systematic literature review of imaging features of spinal degeneration in asymptomatic populations. AJNR Am J Neuroradiol. 2015;36(4):811–816. doi:10.3174/ajnr.A4173

Raja SN, Carr DB, Cohen M, et al. The revised 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Pain definition of pain: concepts, challenges, and compromises. Pain. 2020;161(9):1976–1982. doi:10.1097/j.pain.0000000000001939

The AIUM Practice Parameter for the Performance of the Musculoskeletal Ultrasound Examination. J Ultrasound Med. 2023;42(9):E23–E35. doi:10.1002/jum.16228